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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사랑방입니다.
[1076] 울적함.....
박지훈.임프 [cbuilder] 3925 읽음    2001-07-24 02:52
시삽 임프랍니다.

'시삽' 임프라.. 저도 역시 감투가 싫지는 않은 녀석이죠.
하지만 임프란 넘, 감투때문에 자부심을 느낄만큼 꿈이 작은 녀석도 아니구요.

이 bcbdn을 포함해서, C++Builder 커뮤니티를 운영한지 이제 3년 반쯤 되었습니다.
bcbdn으로 개편되기 전에는 Imp's C++Builder Page란 이름을 달고 있었고, 그전에는 천리안 프로그래머
포럼의 총무 겸 C++Builder 담당 운영진을 했었습니다.

여러가지 툴들의 모임이 함께 포함되어 있는 프로그래머 포럼의 특성상, 델파이나 비주얼씨, 비주얼베이직,
자바 등과 함께 C++Builder 모임(빌더라운지)이 개설되었었는데요. 다른 툴들에 비해 너무나 사용자가
적은 C++Builder의 운영을 맡았던 것이 첨엔 넘 힘들었습니다. 모임을 만들어놓아도 원체 전체 사용자
자체가 적어서, 방문자도 정말 가끔씩 가다 한두분씩... 그래서, 멋대로 도배를 시작했었지요.

그냥 그날 있었던 이야기, 잠이 오지 않고 울적할 때 긁적거리는 일기같은 이야기도 막 적었구요. 지금은
안방에서 자고 있는 마나님에 대한 짝사랑 이야기들도 적었습니다. 물론 질문/답변 게시판은 없는 답변도
만들어서 답을 하곤 했습니다.
가끔 프포 시절의 분들을 보게 되는데.. 그때를 기억하시는 분이라면, 없는 답도 만들어 답을 했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아실 겁니다.

그렇게 노가다를 했습니다. 하루에 적게 잡아도 대여섯시간씩 프포에 처박고 사람들을 기다렸지요.
대화실을 만들어놓고 몇날 며칠을 계속 사람들을 기다린 적도 여러번이었습니다.
질문답변을 통해서 제가 많이 성장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 엄청난 시간동안 제가 하고 싶었던 공부와 일을
했다면, 지금처럼 많은 아쉬움도, 0만 줄줄이 찍힌 통장을 보며 한숨을 쉬지도 않았을 거란 거 압니다.

그래서 프포의 C++Builder 모임에 사람이 하나 둘 찾아들고..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지금 bcbdn의 회원에
비하면 새발의 피입니다만, 오프모임이라도 할 때면 30명씩 모였습니다. 지금보다도 많았죠.
하이텔 비파툴에도 C++Builder모임이 있었지만, 역시 프포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들었습니다.
너무나 정보도 없고 물어볼 데도 없던 시절이라 좀 알려진 후에는 오아시스에 사람들이 몰려들듯이 북적거리게
되더군요. 아, 프포 전이동에 한동훈님이 만들었던 모임과, 지금은 미국에 귀양가있는(?) 친구 물소리 녀석이
만든 프로그램뱅크 모임도 있긴 했습니다. ^^

그러던 것이, 1년, 2년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프포와 여기 bcbdn 외에도 C++Builder 커뮤니티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더이상, 없어서는 안되는 모임이 아니라는 것 압니다. 그래서 더욱, 요즘같이
개인적으로나 운영자로서나 힘들어질 때면, 에구, 그냥 문닫아버릴까, 하는 생각이 이따금씩 납니다.

저희 회사에 지금 8개월째 월급이 안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주, 다음주 하면서 밀렸던 자금지원이 기약없이
멀어지면서, 회사 직원 전원이 다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어쩌면, 아직도 사직하지 않고 남아있는 제가
미련한 것 같기도 하고(아무래도 그런거 같지만,) 또 이 사이트를 통해 입사하셨던 많은 분들께 고마운
맘보다 한참 앞서 너무나 죄송한 맘이 들어서 고개를 못들고 다닙니다.

저희 개발팀에는 정말 뛰어난 분들이 많이 모였었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나가기 시작한 분들이 생겨서,
지금은 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만, 이렇게 뛰어난 사람들이 모여서 가까운 미래에는 정말 멋진 넘을
만들어보자는게 저희의 희망이었습니다. 하지만, 뛰어난 사람들이 많이 모여도 여건이 되지 않으면
멋진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없다는 거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멋진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도 그것이 바로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래도 말입니다.

제가 직책이 부설연구소장입니다. 꼭 책임감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저는 고개를 숙이고 다닐 수 없습니다.
또한, 회사가 8개월이나 월급이 안나오는 것이, 아무리 회피해도 가장 큰 책임은 저희 사장님에게 있듯이,
그다음 책임은 제게 있습니다. 하루 바삐 돈을 만들어야 합니다. 압박감이 말이 아닙니다.
그래서 요즘 더욱 분주합니다. 자생력을 가지기 위해, 회사와 힘들게 협상해서 부설연구소를 독립 사업부로
분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아직도 비용 분담 같은 세세한 협의사항들이 수도 없이 남아있습니다.

연구소장을 맡으면서, 프로그래머로서의 삶은 거의 포기했습니다. 가끔이라도 기회가 되면 빌더를 띄우고
작업을 해보려고 하지만, 하루종일 회의에서 회의로 뛰어다니는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더 많아지면서,
저 스스로 알게 되었습니다. 암것도 신경안쓰고 꿈꾸듯 코딩만 할 수 있는 행복한 시절은 갔다구요.

구질구질해지는군요. 다시 돌아와서, bcbdn을 운영해서 제게 남는 것이 무엇일까요.
글쎄, 제 이름이 남았습니다. 회원 800여분을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제 이름을 기억하시겠지요.
물론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요. 하지만 그 이름이란 거, 제가 원했던 것은 아닙니다.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데 엄청난 시간을 들였고, 답변도 많이 남겼습니다.
아, 얼마전에 정신 없던 제게 조로님께서 물으시더군요. 제 취미가 뭐냐구요.
그건요, 하고 말은 시작했습니다만, 대답할 말이 없더군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겐 취미도 없는
잼없는 넘이 되어버렸더군요.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를 만났을 때, 친척을 만났을 때, 또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저를 소개할 때..
저는 저희 회사와 제 집사람, 그리고 bcbdn을 제외하고는 할 이야기가 없습니다.
아, 군대 얘기도 있긴 하군요.
화제가 그런 얘기들을 떠나면 저는 침묵하게 됩니다. 전혀 꺼내볼 말이 없습니다.

뭐 굳이 따지자면, bcbdn을 운영하는 것이 제 취미이겠군요. 그런데.. 보람보다는 힘들다는 느낌이 들때가
더 많았습니다. 버거워하면서 취미를 즐기는 매조키스틱한 놈도 아니니까, 저도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bcbdn, 아니 개인홈페이지로 이 사이트를 시작했을 때, 제가 원했던 것은, 그저 답답한 분들에게
한시적이라도 위안을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그 목표는 충분히 달성했다고 생각하구요.
bcbdn이 아니라도 그 대신이 될 수 있는 모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bcbdn이 계속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이 사이트에 있는 유용한
게시판 정보들을 다른 잘 운영하시는 사이트에 넘겨드리고 폐쇄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들이 도움을 받는 곳이 꼭 제가 운영하는 사이트여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일스님이나 경호님, 시우스님들이 저보다 운영자로서 모자람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구요.

저는 그동안, 저 자신과 bcbdn에 방문하시는 분들을 '우리'라고 생각하면서 이 사이트를 운영해왔습니다.
제 맘속에서는 C++Builder를 사용하시는 모든 분이 제겐 '우리'였기 때문에, 때로는 돈을 날리면서,
때로는 회사와 집사람에게 싫은 소리를 들어가면서 이 사이트를 계속 운영해왔습니다.

누구든, 아주 멋지지는 않지만 C++Builder에 열정을 많이 가진 분들이 모인 사이트를 운영해보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최소한의 성의만이라도 가지신 분이라면 내일이라도 당장 이 사이트를 통째로 ICQ로
전송해드릴 수 있습니다. NT나 2000에서 IIS를 돌릴 수 있는 PC는 마련하셔야겠지요.
bcbdn은 지금 사무실의 제 개인 PC에서 돌아가고 있으니까요.

어젯밤에, 정신없이 워크샵을 마치고 밤늦게 돌아온 저는 제 맘속의 '우리'가 깨어지는 글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실망을 드려 죄송한 맘으로 답변을 쓰려 부랴부랴 다시 bcbdn에 들어왔을때, 그분의
글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저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기 시작한 후 처음으로 이질감을 느꼈습니다.

처음부터 단단히 약속을 하고 시작했습니다. 이 사이트는 결코 유료화로 갈 생각이 없으며, 그래서 이
사이트를 운영해서 계속 시간과 돈이 들어갈 뿐, 남는 것은 없습니다.
사용자가 더 많아지면 유료 배너를 올려볼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제 주머니에는 십원도 넣을 생각이 없습니다.

bcbdn은 회원을 많이 모을 수록 코스닥에 가까워지는 닷컴기업의 서비스 사이트가 아닙니다.
회원이 800여분이나 모인 것이 기분좋기는 합니다만, 제 개인적인 자랑으로서가 아니라,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분들이 800여분이나 모였다는 것이 기쁠 뿐입니다.
어느 분이든 bcbdn에 불만이 생기신 분은 언제든 다른 사이트로 활동무대를 옮기셔도 제 기분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그곳도 서로 도울 수 있는 좋은 곳일테니까요.

하지만.. 저도 고추달린 남잡니다. 저질러놓고 책임지지 못한다는 질책은, 그리 듣기 좋지는 않습니다.
더욱이 요즘처럼 아침에 눈뜨기가 두려워서 잠자리에 들기가 꺼려지는 시절에는... 제 무책임함을 질책하는
무책임한 질책은, 정말 살갗을 파고들듯이 쓰라립니다.

저는 제 개인 C++Builder 라이브러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30개 정도의 컴퍼넌트와 그외에 클래스들과
함수들이 포함되어 있죠. 좀 정리가 되면 공개하려고 생각도 하고 있구요.
그런데 이들 중 반 정도가 아직 완벽하지 않은, 미완성입니다. 정말 멋지게 만들려고 시작했다가 도무지
시간이 나지 않아 대부분 잊혀져 버려서, 다음에 미완성인 줄 모르고 작업할 때 쓰려고 하다가 버그들로 혼줄도
여러번 났습니다.

그 외에도 개인적인 흥미로 만들던 프로젝트도, 거의 대부분 코딩을 하다 중단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어떻게 나머지를 완성해야 하는지 몰라서 못하는게 아닙니다. 단지 시간이 없어서 절룩발이가 된 제
자식들입니다. 정말 아쉽습니다.

여러분들은 시간이 남으실 때 무얼 하십니까? 저는 시간이 남으면 이것들을 손봐서 절룩발이 신세를
좀 면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그게 제 작은 꿈입니다.

요즘같이 힘든 시기에 제게 남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사실, 지갑사정이 너무 갑갑해서, 아르바이트라도
하고 싶습니다. 그 시간에 이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무언가 제가 아직 잘 모르고 있는 제가 해야할
일들이 남은 듯한 개운치 않은 느낌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잠들지 못하는 시끄러운 새벽에는..
이정도면 저도 할만큼은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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